나는 매퉁이로소이다
물고기의 알이 성체가 될 확률은 얼마나 될까?
상어나 가오리 같은 것들을 제외하면 거의 0.00...퍼센트로 아득한 0의 향연이다. 물고기 알이 성체가 되는 것은 기적에 가까울 만큼 극악한 확률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물고기가 바다를 채우고 있는 이유는 당연히 알도 그만큼 많이 낳기 때문.
이제껏 프로덕트는 마치 사람처럼 아들, 딸 구분 말고 하나만 낳아 잘 기르는 게 미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탄생까지 인고의 시간이 필요하기에 실패하면 매몰비용이 너무 크다. 물론 슬프기도 하지만.
하지만 이제 생산이 가장 저렴해지고 있다. 프로덕트는 어쩌면 사람이 아니라 물고기일 수 있지 않을까?
나는 이 격랑의 시대에 작은 실험을 한다. 문득 한 번 씩 머리에 떠오르는 아이디어들을 모두 만들어 뿌린다면 하나라도 살아남는 것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모래밭에서 숨죽이며 기다린다. 입에 들어갈 것 같은 게 지나가면 잡아먹는다. 그러다 알을 낳는다.
우선 몇 개를 낳고, 안 되면 수 십 개를 낳고, 또 다 죽으면 수 백 개를 다시 뿌리는
나는 매퉁이로소이다...





















